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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작품의 경우 저작권 기한이 해제되며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이 됩니다. 사랑받는 고전문학을 여러 판본으로 만나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저도 같은 작품이면서 출판사는 다른 책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위대한 개츠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사진 상의 표지가 낯설지 않으세요?
와인잔이 그려진 민음사 책은 몇 해 전 민음사북클럽에 가입하며 받은 스페셜 에디션이에요. 그리고 초록색 표지에 폭죽 사진이 있는 책은 이번 달에 갓 출간된 윌북 출판사 책입니다.
번역서는 역자에 따라 말맛이 달라져요. 문장 몇 개를 소개할게요.
민음사 김욱동 옮김
P.15
"누구든 남을 비판하고 싶을 때면 언제나 이 점을 명심하여라."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 사람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지는 않다는 것을 말이다."
윌북 고정아 옮김
P. 11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어지면, 세상 모든 사람이 너만큼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는 사실을 기억해라."
역자에 따라 문장이 하나가 되기도 둘이 되기도 하네요.
민음사 김욱동 옮김
P. 17
그는 마치 1만 5000킬로미터 밖에서 일어나는 지진을 감지하는 복잡한 지진계와 연결되어 있기라도 한 것처럼 삶의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러한 민감성은 '창조적 기질'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되는 그런 진부한 감수성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것은 희망에 대한 탁월한 재능이요, 다른 어떤 사람한테서도 일찍이 발견한 적이 없고 또 앞으로 다시는 발견할 수 없을 것 같은 낭만적인 민감성이었다. 그래, 결국 개츠비는 옳았다. 내가 잠시나마 인간의 속절없는 슬픔과 숨 가쁜 환희에 흥미를 잃어버렸던 것은 개츠비를 희생물로 삼은 것들, 개츠비의 꿈이 지나간 자리에 떠도는 더러운 먼지들 때문이었다.
윌북 고정아 옮김
P. 12
인격이라는 것이 성공적인 제스처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면, 그에게는 멋진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은 1만 6000킬로미터 바깥의 지진을 감지하는 정교한 기계에 연결된 듯한, 인생의 전망에 대한 예민한 감각이다. 이런 민감성은 '창조적 기질'이라고 미화되는 흐느적거리는 감수성과는 전혀 다르다. 그것은 내가 다른 누구에게서도 본 적 없는 희망에 대한 각별한 재능, 낭만적인 민감성이었다. 결국 개츠비는 옳았다. 내가 사람들의 헛된 슬픔과 숨 가쁜 자만에 대한 관심을 잠시 접었던 것은 개츠비를 괴롭힌 것, 그의 꿈이 지나간 자리에 떠돌던 더러운 먼지 때문이었다.
이 부분이 제일 재밌었는데, 민음사는 15000킬로미터, 윌북은 16000킬로미터라고 나와있어요. 미터로 환산하면서 거리가 미묘하게 달라진 것일까요? 원서를 가지고 있는 분들은 확인해 보세요.
제가 느끼기에 민음사는 문장이 멋들어지고, 윌북은 문장이 쉬워서 의미가 바로 전달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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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어느 번역이 더 마음에 드시나요?
잘 맞는 책과 만나 즐거운 독서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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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개츠비
#스콧피츠제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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