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염영숙 여사는 교사 정년 퇴임 후 자신의 작은 빌라 근처에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소박한 주택가에 위치한 그곳은 근처에 생긴 두 프랜차이즈 편의점에 경쟁에 밀려 찾는 이가 적은 곳이다. 손님이 적으니 매출이 적고, 매출이 적으니 물건수가 적다. 손님 입장에는 찾는 물건이 없는 편의점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이 편의점에는 불편한 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야간에 일하는 직원 '독고'씨의 존재다. 서울역 노숙자였던 그는 염영숙의 잃어버린 지갑을 찾아주면서 인연을 맺었다. 그의 사람 됨됨이를 알아본 염영숙은 편의점 야간 알바 자리를 제안한다. 큰 덩치에 무뚝뚝하고 말수가 적은 그는 보기만 해도 위압감이 느껴지는데......
당신에게 편의점이란?
편의점은 누구나 갈 수 있는 가장 열린 공간이다. 퇴근 후 학우너을 다닐 때는 시간이 애매하게 붕 뜨면 가기 좋은 곳이 편의점이었다. 배가 고플 때도 유용했다. 샌드위치부터 삼각김밥, 도시락까지 먹을 것이 다양하니까 말이다. 수업까지 20분 정도 남아서 도시락을 먹고 있을 때였다. 주인아저씨가 물을 들고 다가오셨다. 도시락만 먹으면 목 막히지 않냐며 물을 건넸다.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불편했다...... 그냥 감사하게만 느끼면 되는데 불편한 마음이 드는 건 왜였을까?
이 소설 속 편의점도 딱 이런 모습이다.
퇴근 후 마음을 풀 곳이 없어 편의점에 오는 남자가 있다. 편의점 바깥에 마련된 테이블은 그에게 그 어느 장소도다 안락한 장소다. 참깨 라면, 참치김밥, 참이슬, 일명 참참참 조합으로 술 한 잔 하고 가는 게 하루의 일과이자 낙이다. 그런 그에게 곰처럼 생긴 야간 근무 아저씨가 다가온다. 손에는 옥수수수염차가 들려있다. 그 컵을 남자에게 권한다. 술은 몸에 안 좋으니 대신 이걸 마시라고. 게다가 추운 겨울 야외에 앉아 있는 게 안쓰러웠는지 열풍기까지 마련해 몸을 따뜻하게 해 준다.
또 매일 편의점 도시작으로 끼니를 때우는 여자를 위해서는 가장 맛있는 도시락을 가장 아랫단에 놓아 킵 해둔다. 아무도 바라지 않은 친절이다. 모두들 불편해하며 한동안은 편의점을 피해 다닌다. 그러나 다시 찾게 되는 그곳.
<불편한 편의점>은 가장 일상적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온기를 담아 들려준다. <심야식당>을 닮은 뻔한 스토리지만(소설에서 언급되는 부분이다) 뻔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끌고 나가는 힘이 있다. 그것이 이 책이 40만 부 이상 팔린 원동력이기도 하다.
세상이 아름답고 따뜻한 곳이기를 원하지만 관계 맺는 것에 서투른 요즘 사람들. 호의조차 불편하게 느껴져 버린 현대인에게 살포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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