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대상
*철학에 관심은 있지만 매번 포기하는 사람
*지적 호기심이 있는 사람
*요즘 여기저기서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라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
*철학을 다른 관점으로 보고 싶은 사람
*야마구치 슈의 팬
한때 문학, 사학, 철학 일명 문사철은 가장 기피해야 하는 학문이었다. 먹고사니즘과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나도 고등학교 야간 자율 학습 시간에 소설책을 읽다가 선생님께 혼난 적이 있다. 왜 공부 안 하고 딴짓을 하냐는 것이었다. 책을 인생의 가장 큰 공부로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그 꾸지람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누군가에게 소설을 읽는 행위가 무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 깨닫게 된 사건이었다.
그 이후 인문학 붐이 작게 일었다. 창의성을 중요시하는 풍토가 생겨난 것이다. 그러나 그 배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창의성의 의미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회에서 말하는 창의성이란 새로운 물질을 뽑아내서 높은 부가가치를 올리는 생산수단의 다른 말이기 때문이다. 21세기에도 여전히 산업주의적인 생산방식을 강요하고 있다.
인문학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양상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인문학은 그런 것이 아니다. 억지로 쥐어 짜낸다고 착즙 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여기에 정면 승부를 던진 사람이 있다.
'너희들이 정녕 생산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내가 철학의 쓸모를 증명해 보이겠다.'
바로 이 책의 저자 야마구치 슈다.
야마구치 슈는 누구?
일본 게이오 대학교 철학과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 미학미술사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일본 최대 광고 회사 덴쓰를 시작으로 조직 개발, 혁신, 인재 육성, 리더십 분야의 전문 컨설턴트로 자리매김했다. 현장에서 철학적 사고로 문제를 해결해 온 경험을 살려 유수의 비즈니스 스쿨에서 '지적 생산기술', '지적 전략'을 가르쳐 왔다. 2000명이 넘는 기업인이 그의 강의를 듣고, 인문 지식을 현업에 적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극찬을 한다.
(책 저자 프로필 참조)
우리는 왜 철학을 배워야 하는가?
1. 상황을 정확하게 통찰한다.
'지금 눈 앞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라는 물음은 우리의 일과 삶에서 마주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다. 이렇게 중요한 물음을 고찰할 때 현명한 생각법과 해결 수단을 제공해 준다.
2. 비판적 사고의 핵심을 배운다.
자기 행동과 판단 기제를 의식적으로 비판하고 고찰하는 지적 태도와 관점을 얻을 수 있다.
3. 어젠다를 형성한다.
혁신을 하기 전에 무엇을 해결하고 싶은지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익숙한 세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거기에 마땅히 의심해야 할 상식이 있다.
4.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는다.
철학을 배운다는 것은 과거의 철학자가 고민을 마주하며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얻은 교훈을 얻는 것이다. 과거에서 얼마나 배워 활용하느냐는 과거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다른 철학책과 차별점
1. 시간 순서대로 담지 않았다.
시간 순서로 하면 밀레토스와 그리스의 철학자들이 제일 앞으로 오게 된다. 그 시대의 철학은 지금에 와서는 틀렸거나 시시한 부분이 많다. 철학에 흥미를 붙이지 못하고 덮게 되는 요인이다. 대신 철학의 중요 개념에 따라 '사람, '조직', '사회', '사고' 4가지 콘셉트로 엮었다.
2. 현실의 쓸모에 기초한다.
철학 사상의 중요도보다 저자가 실감하는 실용도를 중점으로 담았다. 특히 조직과 인재에 관한 문제 해결에 유용한 내용을 토대로 했다.
3. 철학 이외의 영역도 다룬다.
철학은 사회의 전분야에 걸쳐 얽혀있다. 모든 분야에서 발견과 견문을 원용하면서 인류와 사회, 그리고 세계의 온갖 현상에 관해 자유자재로 통찰을 담아내는 학문이 바로 철학이다. 레비스트로스처럼 다른 분야의 학자이지만 철학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도 다뤘다.
인상 깊은 꼭지 소개
르상티망이란 간단히 말하면 '시기심'이라고 할 수 있다. 니체가 제시한 르상티망은 우리가 시기심이라고 여기지 않는 감정과 행동까지도 포함한 더 폭넓은 개념이다. 이솝우화의 '여우와 신 포도'처럼 내가 얻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분한 마음을 왜곡할 가능성을 지적한다.
르상티망의 사로잡힌 사람은 보통 다음 두 가지 방법으로 감정을 해소한다. 첫째 르상티망의 원인인 가치에 복종한다. 지금 힘들게 얻은 그 포켓몬빵은 진정 먹고 싶어서 산 빵인가? 사람들 사이에서 화재가 되어 산 빵인가? 둘째, 여우와 신 포도처럼 원인을 자기 형편에 맞게 왜곡한다. 실험 결과 적정한 보수를 받은 사람과 형편없는 보수를 받은 사람 중 후자가 자신이 한 일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여기서 르상티망의 원인에 복종하는 사람들을 자극하면 비즈니스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이들은 본인이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우선은 충족하고자 한다. 새로운 르상티망을 만들어 주입할 수만 있다면 당신도 자본주의 사회의 최고봉에 앉을 수 있다.
감상
2019년 1월 처음 출간된 시기에 읽고, 3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읽었다. 좋은 책이라는 생각했는데 다시 읽으니 훨씬 좋다. 그때 미처 깨닫지 못한 부분도 보인다. 야마구치 슈의 다른 책인 <일을 잘한다는 것>도 굉장히 감명 깊다. 그의 다른 저서인 <뉴타입의 시대>,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어떻게 나의 일을 찾을 것인가>도 주목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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