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방>이 좋은 점은 각각 테마가 있는 덕분에 시대와 사조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시대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미술 서적은 유명 작가 위주로 소개하거나 시기별로 나눠서 기술해서 흐름을 잘 볼 수 있게 한다. 그 또한 너무 필요하고 유익한 내용이지만 가끔은 다른 미술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줄 설명: 그림은 내면을 담은 방
장르: 미술
추천 대상
-그림을 좋아하는 분
-다양한 미술가를 알고 싶은 분
-미술가의 이면의 이야기를 알고 싶은 분
-잠깐 짬이 나는 시간을 유용하게 독서로 활용하고 싶은 분
저자 소개
'뮤지엄 스토리텔러'
미술가, 평론가, 독립 큐레이터, 칼럼니스트, 교육자 등 미술과 관계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대미술 전도사'이자 미술관에 대해 강의하고 책을 쓰고 있다. '미술과 타 장르 간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을 모토로 '융합미술연구소 크로싱'을 설립하고 다양한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자기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연 5백 파운드의 수입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은화 작가도 서문에 이 글을 인용하며 자기만의 방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현대인들은 혼자 있는 시간을 고립과 외로움의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 혼자의 시간은 가장 자기다울 수 있고, 나 자신이 온전히 드러나는 시간이다. 이 책에서는 다섯 가지 테마로 방을 나누어 각각 열두 점씩 그림을 소개하고 있다.
*발상의 방: 전통과 규범을 깨고 새로운 길을 개척한 혁신적인 미술들
*행복의 방: 일상을 창의적 예술로 승화시킨 미술들
*관계의 방: 복잡한 인간관계를 다룬 미술들
*욕망의 방: 권력과 욕망을 다룬 미술들
*성찰의 방: 내 삶과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는 미술들
미술 왜 좋아하세요?
가까이하고 싶지만 도통 관심이 안 가는 예술 분야가 있었다. 클래식 음악, 뮤지컬, 미술 이렇게 세 가지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불현듯 미술에 관심이 갔다. 그 전에는 노력을 해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말이다. 호기롭게 일본행 비행기를 타고 이웃나라 미술전에도 다녀왔다. 오로지 미술관을 위한 행보였고, 다른 관광은 전혀 하지도 않았다. 이제 미술은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가 되었다.
이런 변화를 뭐라고 해야 할까?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마음에 '방'이 하나 생긴 것이리라. 아니, 원래 있었으나 굳게 닫혀있던 문이 열린 것에 가깝다.
미술에 관심이 생기면서 입문서를 자주 들여다보게 되었다. 아무래도 입문서는 인기 있는 화가의 비중이 높다. 모네, 고흐, 세잔 등 지금도 열렬히 사랑받는 화가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또한 미술은 시대정신을 반영하기 때문에 시대나 사조에 따라 구성되기도 한다. 18세기 미술, 인상주의, 입체파 등 같은 테마로 묶는 경우가 그렇다. 나도 소장하며 아껴보는 미술 입문서가 있다.
그러나 가끔은 다른 작품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보는, 하지만 마음을 사로잡는 그런 작품이 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깊이 있게 찾아볼 만큼 부지런하지는 않다.
게으른 미술 애호가들이여 이 책을 보라
나처럼 새로운 그림을 보고 싶은 갈망이 있다면 이 책 <미술의 방>을 추천한다. 140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회화부터 오브제, 설치 미술까지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이런 다채로움은 '마음의 방'이라는 주제로 작품을 모았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말
일러두기 페이지를 보면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이 서적의 234쪽에 실린 작품 이미지는 바르샤바 국립미술관의 허가를 얻어 게재한 것임을 밝힙니다]
이런 문구가 있어서 궁금해져서 23쪽을 먼저 펼쳐보았다. 보이치에흐 판고르의 <한국인 어머니>라는 작품이었다. 머리에 피를 흘리고 쓰러진 엄마와 양손으로 엄마를 붙잡고 있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보이치에흐 판고르는 폴란드의 화가로, 동서 분단의 역사를 경험한 바가 있다.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여러 말보다 분명하게 다가오는 메시지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처음 보는, 그렇지만 마음을 사로잡는] 그런 작품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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